영남일보Nr.1_ 때깔내기가 아름답지 않은 이유   | 카테고리 'D'
영남일보문화산책 3월5일자에 실린글인데....문화칼럼을 염두에둔 글이라 왼지.....
기사원본은 http://www.yeongnam.co.kr/yeongnam/article/20050305.010160941280001 에서 만날수 있습니다.

[문화산책] 때깔내기가 아름답지 않은 이유

지난해 유학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인 대구로 돌아온 나를 반기는 것은 회색 경찰청의 기억이 아련한 중앙통의 어느 언저리 대신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잘 정리된 공원과 신천강변이었다.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시각적인 부분만은 아니었다. 16년만에 대구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것이 '때깔을 내다'라는 말이었다. 아마도 영상제작의 후반 작업에서 시각 효과를 주는 것을 '화면에 때깔을 내다'라고 말들을 하는 듯 했다. 맵시와 빛깔을 내는 이 행위, 영상 제작 현장에서 중요하게 오가는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 2005년을 살아가는 우리의 초상이 바로 영상 표면의 시각적 모습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하게 된다.

1960~70년대 개발시대를 살아오면서 우리는 가능한 빨리, 그리고 남들 보기에 그럴싸하게라는 생활관을 개인적으로, 국가적으로 장려하면서 살아왔다. 물론 지금과 같은 경제 성장의 힘은 바로 이러한 삶의 자세 덕분에 이루어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의 발전 모습은 무조건적으로 경제성장 속도를 올리기 위해, 근본적인 질문으로부터 결과를 내오기보다는 손쉽게 본보기를 복사하는 데전념했고 이러한 방식의 효과에 스스로 기뻐하며 양심의 가책도, 반성도 없이 그저 숨가쁘게 달려오기만 했다.

이 사고는 우리의 무의식에까지 그 흔적을 남겼다. 내면의 완성도보다는 성형수술이 성공을 위해 꼭 필요한 조건이 돼 버렸고 값싼 승용차를 타고 고급호텔을 방문할 때면 종업원의 냉담한 시선 앞에 이유없이 부끄러워해야 하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 또한 일상이 돼 버린지 오래다. 이제 우리들은 사물의 본질을 껍데기로 치환해 규정해 버리는 중독에 빠져 어디로 가는지 모를 고속도로를 무한 속도로 달려가고 있다. 왜 보여지는 것 이면의 근본적 문제로부터 등을 돌리는가. 이젠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한 듯하다.

다른 것을 제치고 우선 때깔부터 내려고 하는 접근법은 본인을 위해, 사회를 위해 정직하지 못하다. 이 접근법은 우리의 말초신경을 순간적으론 속일 수 있어도 장기적으론 우리 사회를 도태시킬 수 있는 '사회적 질병'이라고 생각한다. 택시를 타고 지나가다 얼핏 눈앞을 스쳐 지나가는 대구섬유패션단지의 유령같은 건물들 속에 때깔내기란 단어는 아직도 미래를 준비하며 유용하게 우리의 일상 속에 작동하고 있다.
DATE 05/03/05 15:21
Undergroundartchannel_D ~ 영남일보Nr.1_ 때깔내기가 아름답지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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